추어탕 한 그릇 말끔하게 비웠어요. 연희동 백년추어탕에서 먹었습니다. 추어탕은 뚝배기에서 뽀글뽀글 끓은 상태로 나왔고요. 팽이버섯, 우거지 같은 채소가 진한 미꾸라지 국물을 머금고 같이 끓고 있었어요. 부추, 청양고추, 다진마늘, 들깨가루를 적당히 넣어 먹었어요. 다진마늘이 의외로 추어국물과 어울리더라고요. 채소를 건져먹다가 밥을 자작하게 말아서 마무리했습니다. 기본 반찬으로 나온 깍두기를 얹어 먹기도 했고요. 한 숟가락 가득 떠먹고 김치겉절이를 집어 먹기도 했어요. 진한 맛의 깍두기와 심심하면서도 달달한 겉절이가 추어탕과 잘 어울리더라고요.
추어탕은 저에게 누가 사주면 먹고 없으면 안 먹는 음식입니다. 이번에도 누가 사줘서 먹었습니다. 연희동 백년추어탕에서 제대로 한 그릇 먹어보니 앞으로 추어탕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주 든든하니 좋았습니다. 올해 초복이 7월 16일 이라는데 초복 앞두고 제대로 몸보신을 했네요. 저에게 백년추어탕을 추천해주고 추어탕까지 사준 지인에게 고마워해야겠어요.
오후 2시가 넘어 지인과 만나기로 했어요. 제가 먼저 도착했는데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가게 안에 추어탕을 즐기는 분들로 가득하더라고요. 추천할 만한 곳이네. 하면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어요. 지인이 추천하면서 '추어탕 같은 추어탕이야. 딱 추어탕 맛' 이라고 했어요. 추어탕을 평할 때, 정말 맛있어. 라는 말보다 어쩐지 더 믿음이 가는 말이었어요. 기대가 되었습니다.
기다리며 밖에 설치된 수조에서 헤엄치는 미꾸라지를 봤어요. 크기가 다른 미꾸라지가 구분되어 있더라고요. 큰 것은 탕에 쓰고 작은 건 튀김에 쓰는 걸까요? 연희동 백년추어탕에서는 딱 4가지 음식만 팔아요. 4가지 음식이 무엇이냐면!!
1. 추어탕 : 8000원 (이걸 제일 많이 먹더라고요.)
2. 통추어탕 : 10000원 (호불호가 있죠? 통미꾸라지를 새로 넣고 끓여 일반 추어탕보다 늦게 나온다고 해요.)
3. 추어튀김 : 10000원 (포장해가는 분 것을 봤는데 양이 많더라고요.)
4. 추어물만두 : 6000원 (이걸 드시는 분은 못 봤어요. 다음에 먹어봐야겠어요.)
탕 먹으면서 튀김도 먹고 싶은데 남길까봐 걱정된다고요? 걱정마세요. 다 먹는 방법이 있답니다. 그 방법은 기다리면 노력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입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기본 반찬이 나왔어요. 깍두기와 겉절이김치. 나오자 마자 그릇에 덜어서 맛보았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깍두기도 양념이 잘 배서 추어탕 한 술에 얹어 먹으면 딱이겠더라고요. 무엇보다 겉절이김치가 최고였어요!! 따로 팔면 밑반찬으로 사가고 싶을 정도. 갓 지은 쌀밥이랑 같이 먹으면 어떤 반찬도 부럽지 않을 것 같았어요. 지인 말로는 이 겉절이김치 때문에 추어탕 먹으러 온다고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진만 봐도 침이 고이네요. 청양고추, 부추, 다진마늘(사진에는 안나왔어요)은 취향대로 추어탕에 넣어 먹으면 되요. 들깨가루도 있어요.
그리고 와사비 간장은 왜 있을까요? 그 비밀은...
추어탕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갓 튀긴 추어튀김을 서비스로 주더라고요. 잘 푼 와사비간장에 찍어 먹는 맛이 괜찮았어요. 바삭한 튀김옷 안에 꽉찬 통미꾸라지의 식감이 좋았어요. 추어튀김은 처음 먹어본건데 매력이 있었습니다.
7월 16일 초복을 며칠 앞두고 있어요.
연희동 백년추어탕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8000원에 든든한 추어탕과 추어튀김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가게 근처에 예쁜 가게나 볼거리도 많아서 든든히 먹고 산책하기도 좋아요.